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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3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4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 리그 4차전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한 한국 대표팀. 승리의 일등공신은 주장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었다.
이날 김연경은 고비마다 강력한 스파이크와 노련한 페인트 공격 등 양 팀 최다 30점을 쏟아부었다. 몸을 날려 상대 공격을 받아냈고, 블로킹도 3개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일본 매체도 김연경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5개 스포츠지의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매체인 '더 다이제스트'는 1일 "일본에 집요한 마크를 당하면서도 경기 전 '상대를 잘 알고 있어 문제 없다'고 강조한 베테랑 전사가 멋지게 30점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한국 배구계의 '여제'라고도 불린다"면서 김연경이 별명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김연경은 지난 29일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긴 뒤 일본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등 번호를 바꾸는 등 작전을 쓰는 데 대해 "이미 서로 얼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집중 마크할 텐테 어떻게 뚫을 것인가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작전은 통하지 않았다. 에이스 고가 사리나가 25일 케냐전 왼발목 부상 이후 2경기 결장하며 한일전을 노렸지만 김연경에 밀렸다. 고가는 이날 27점을 올렸다. 일본 다나카 구미 감독은 "케냐전에서 다친 뒤 고가도 한국전을 목표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매우 뼈아픈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김연경의 활약을 조명했다. 연맹은 1일 홈페이지에 김연경이 올림픽에서 누적 횟수로 30점 이상을 4번이나 기록했는데 역대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첫 올림픽이던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34점, 중국에 32점을 뽑아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한일전에서 31점을 터뜨렸다. 5년 뒤 도쿄 대회에서 다시 일본에 30점을 올린 것이다.
이미 김연경은 30살을 훌쩍 넘긴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4경기 78점을 올리며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일본 열도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김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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